추운 겨울이 되니 생각나는 오페라가 있습니다. 쟈코모 푸치니의 명작 '라보엠 La Bohème'입니다. 아마 오페라에 평소 관심이 없던 사람도 라보엠이라는 이름은 익숙할 겁니다. 뮤지컬 '렌트'로 각색되기도 했죠. 오페라 라보엠의 배경은 크리스마스이브입니다. 추운 겨울, 가난하지만 사랑과 예술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오페라는 프랑스 작가인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 삶의 정경]을 토대로 만들어졌습니다.
보헤미안이란 무엇일까요? 갑작 퀸의 노래 보헤미안 랩소디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15세기에 프랑스인은 집시를 보헤미안이라고 불렀지만 19세기 후반에 이르러서 보헤미안은 사회의 관습에 구애받지 않는 방랑자, 자유분방한 예술가 문학가 배우 등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 오페라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어찌 보면 모두가 다 보헤미안입니다.
1막
1830년대 파리의 보헤미안들이 사는 라탱지구의 크리스마스 이브. 가난한 시인 로돌포는 친구인 화가 마르첼로와 함께 추위에 떨며 본인이 쓴 드라마 원고를 난로에 넣고 불을 피웁니다. 이들의 친구인 철학자 콜리네가 들어오고, 뒤이어 음악가 쇼나르가 먹을 것을 잔뜩 사들고 와서 네 친구는 신나게 먹고 마십니다.
친구들을 먼저 내보내고 잠시 혼자 방에 남아있던 로돌포에게 이웃집 여자 미미가 찾아옵니다. 촛불이 꺼져 불을 얻으러온 미미는 열쇠를 잃어버렸고, 바람 때문에 얻은 촛불까지 다시 꺼집니다. 어둠 속에서 로돌포는 미미의 손을 잡으며 ‘그대의 찬 손 Che gelida manina ’을 노래합니다. 미미도 이에 대한 답가처럼 '내 이름은 미미 Mi chiamano Mimì ’라는 노래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사랑의 이중창 ‘오, 사랑스러운 그대 O soave fanciulla ’를 함께 부르며 거리로 내려갑니다.
1. Che gelida manina (Rodolfo)
2. Mi chiamano Mimì (Mimì)
3. O soave fanciulla (Rodolfo, Mimì)
2막
광장엔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네 친구와 미미가 카페에서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바람둥이로 미녀 무제타가 돈 많은 늙은이를 애인으로 삼아 카페에 들어섭니다. 무제타는 마르첼로의 예전 연인이었어요. 무제타가 마르첼로를 보자 관심을 끌기 위해 ‘내가 혼자 거리를 걸어가면 Quando m'en vo '을 부릅니다. 이 때 마르첼로와 무제타는 서로에 대한 열정이 그대로임을 확인합니다. 꾀를 내어 늙은 애인을 바깥으로 내보낸 뒤 무제타는 네 친구들의 계산서를 모두 늙은 애인의 테이블에 떠넘기고는, 이들과 함께 카페를 떠납니다.
4. Quando m'en vo' (Musetta)
3막
두 달 후, 무제타와 마르첼로는 술집 한편에 방을 얻어 함께 살고 있습니다. 병색이 짙은 미미가 로돌포의 친구인 마르첼로를 만나러 와서는 로돌포의 질투와 변심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며 슬퍼합니다. 그 얘기를 들은 마르첼로는 로돌포와 이야기를 시작하고 미미는 바깥 구석에 숨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윽고 알게 된 진실, 가난한 자기와 함께 살아서 미미의 폐결핵이 더욱 심해지고 있는데 본인은 난방비 조차 벌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괴롭다고 말합니다. 가난이 결국 미미를 죽게 할 것이라는 로돌포의 회한에 가득 찬 말을 듣고 미미는 숨어서 흐느끼다가 기침 발작을 하게 되죠. 로돌포와 미미는 조용하게 이별의 노래를 부릅니다. Donde lieta uscì (Mimì)
한편 무제타가 다른 남자와 장난치는 것을 본 마르첼로는 질투심에 타올라 무제타와 싸우다가 결국 헤어집니다.
5. Donde lieta uscì (Mimì)
4막
애인과 모두 헤어진 로돌포와 마르첼로는 두 사람은 서로의 애인을 거리에서 보았다고 말하며 그리움에 잠겨 이중창을 부릅니다. 친구인 쇼나르와 콜리네가 들어와 함께 소란을 피우며 놀고 있을 때 무제타가 병세가 짙어져 더욱 쇠약해진 미미를 데려옵니다.
무제타는 본인의 장신구를 팔아 의사의 왕진비와 약값을 마련하, 미미가 늘 갖고 싶어하던 토시를 사다 주기 위해 마르첼로와 함께 나갑니다. 콜리네도 본인의 낡은 외투를 팔러 쇼나르와 함께 방을 떠나지요(외투의 노래 Vecchia zimarra) 둘만 남게 된 미미와 로돌포는 처음 만났던 날을 회상합니다. 서서히 잠이 드는 듯했던 미미는 조용히 숨을 거두고 맙니다.
6. Vecchia zimarra(Col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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