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답답한 이 마음을 어떻게 풀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등산'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날과 그 전전날에 장마를 알리는 비가 왔기 때문에 날씨 걱정을 잠깐 했지만, 우리가 떠나던 그 날에는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등산길에 나섰죠. 장소는 강화도의 마니산!으로 결정했습니다. 사실 등산 초보자에게 해발 700, 800 그 이상의 높이는 두려운 숫자입니다. 그나마 만만(?) 한 높이인 400-500 정도의 높이를 가진 산을 찾다 보니, 강화도의 마니산이 나오더군요. (몇 년 전에 방문했던 유명한 마니산 산채비빔밥이 떠올라 익숙한 이름이기도 했죠.) 강화도는 서울에서도 멀지 않아 가볍게 다녀오기에 참 좋은 여행지인 것 같습니다.
1. 전경
마니산 제 2주차장으로 찍고 갔습니다. 1 주차장, 2주자창, 3 주차장 등 , 주차장이 많았는데 2 주차장으로 결정한 이유는 없습니다. 그냥 왜인지 끌려서요. ㅎㅎ 2 주차장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 화장실이 있어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평일 낮이어서 그런지 차량도 5대 정도밖에 없이 아주 한산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 시설은 깨끗했습니다.
주차를 하고 뒤를 돌면 보이는 부녀회에서 운영하는듯한 로컬푸드 직매장~ 구경하고 싶었는데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저 뒤에 보이는 편의점. 이 곳에서 물이나 필요한 물품을 구매해야 합니다. 여기가 처음이자 마지막 편의점인 것 같았어요. 그런데 편의점 안에 들어가니 물건이 진짜 많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맥주 4캔 만원 행사 그런 것도 하더라고요.
물이랑 필요한 것들은 집에서 다 챙겨 왔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서 등산로 초입에 도착했습니다. 등산로에 들어가면 보이는 강화군 관광안내 표지표입니다. ('어서 오시겨' 이 문구가 눈에 띄네요. 이게 강화 사투리인가요?)
마니산은 단군의 역사와 신화가 자리한 곳이더군요. 등산로 초입을 잘 꾸며 놓았습니다,
마니산은 유료 관광지입니다. 입장 요금은 성인 1인당 2000원입니다. 어린이나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얼마 정도 할인이 되는 듯했습니다. 사진을 못 찍어서 아쉽네요.
요금을 계산하고 올라가는 중에 보이는 정자. 참 평화롭고 좋습니다. 진짜 잘 꾸며놨어요.
2. 등산로 추천
자,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저 위 사진의 정자가 보이고 나면 우린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곳부터 길이 갈리거든요. 바로 '계단로'와, '단군로' 두 개로 말이지요. 정수사로나 함허동천로는 아예 반대쪽이라 열외고요. 사전 정보를 제대로 조사하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그 앞에 서서 고민을 좀 했습니다. 결국 올라갈 때는 '계단로' 내려갈 때는 '단군로'로 마음의 결정을 하고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각 길의 장단점은 아래쪽에 기술하겠습니다.
계단로로 올라가는 모습입니다. 계단로는 편도 길이가 2.4km, 단군로는 편도 3.6km이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하고자 계단로로 골랐습니다. 처음엔 정말 잘 고른 듯했습니다. 길도 참 깔끔하게 잘해놨고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이것은 착각이었죠. 계단이 끝도 없고 막판에는 거의 70도 경사? ㅎㅎ 그 정도의 느낌으로 바들바들 떨면서 올라갔습니다. (등산 초보러의 엄살일 수도 있지만요) 그래도 붙잡고 다닐 난간이 있으니까 의지는 됩니다.
그런데 좀 올라가니까 아래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더라고요. 운무가 잔뜩 낀 날이어서 그랬는지 원래 그런진 모르겠으나 산 아래와 공기가 아예 다르고 바람이 많이 불고 5m 앞도 안 보이는 아주아주 흐린 하늘이 우릴 반겼습니다.
윗 사진과 비교하면 같은 날씨가 맞나 싶죠? 정말 다른 세상에 있다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근 15개월 만에 등산이라 거의 기어서 올라간 듯하네요 ㅎㅎ 1시간 30분 정도의 시간 후에 드디어 정상에 도착!
제 폰 아이폰 11입니다. 나름 좋은 폰인데 ㅎㅎㅎ 화질이.. 이거는 어쩔 수 없었어요. 화질이 안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날씨가 저런 거였어요. 구름이 가득 끼고 바람이 하도 불어서 추웠습니다. 그냥 아주 짙은 구름 한가운데에 있는 기분이었어요. 그래도 올라가니 기분이 아주 좋더라고요. 아 그리고 정상에 올라가면 그곳에 살고 있는 고양이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정상에 올라 사진도 찍고 준비해 간 바나나도 먹고 물도 마시고, 시간을 보낸 후에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하산 시엔 단군로로 가기로 했어요. 계단로에 비해 다소 긴 길이지만, 그래도 진짜 '산'을 느끼자는 마음으로 하산했죠. 일단 운동화 좋은 거 신고 가세요. 돌산이라 경사에 비해 발이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재밌었습니다. 계단보다는 바닥을 직접 느끼며 가는 길이요. 그런데 우리가 등산한 날에 사람이 많이 없어서 내려가는 이 길이 맞는 건지..? 조난당하는 건 아닌지..? ㅎㅎㅎ 걱정하며 내려가는 게 좀 힘들긴 했습니다. 아까 올라오던 길보다 확실히 더 험하고 외로운 길이었지만 다 내려오고 나니 뿌듯하더군요. 절벽 같은 바위 위에서 바람도 직통으로 맞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요.
어렵게 어렵게 쉬었다 가다 하면서 내려왔더니 또 아래에는 햇빛이 쨍~ 하더군요. 정말 신기했어요. 우린 정말 구름 한가운데에 있었던 게 분명합니다. ㅎㅎ
고작 472m 정도의 산행이었지만 올라갈 때, 내려올 때, 계단과 진짜 산을 느끼면서 왔다 갔다 하는 재미에 반해버렸습니다. 마니산! 이름도 귀여운 마니산 ㅎㅎ 저와 같은 등산 초보자에게 아주 추천할만한 재미있는 산행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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