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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트레블투비] 두 달에 걸친 동방항공 환불 후기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막연히 이태리로 떠나야겠다고 마음먹은 후에, 항공권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홀린 듯이 결제했던 기억이 있네요. 별로 고민하지도 않았어요. 스카이 스캐너에서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 <-> 인천공항 왕복으로 50만 원 초반대였으니까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로 결제! 뙇! 결제한 그곳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도 미리 알아보지 않은 채로 신용카드에 손을 대었던 저를 원망해야죠. 

알고 보니 트레블제니오(=트레블투비)는 스페인의 항공권 판매 회사로, 일처리가 느리고 답답하기로 유명한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제 과정에선 순탄했어요. 남들처럼 예약 확인 메일이 느리게 오지도 않았구요. 어떤 분들은 신용카드 결제는 되었는데 예약 확인 메일이 안 와서 그때부터 스트레스 폭발이라고 하시던데 전 예약 메일도 바로 왔어요. ㅇ ㅏ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결제버튼 누르고 나서 인터넷 창에 계속 동글뱅이가 무한으로 돌아가는데, 저는 일이 바빠서 걍 결제되면 되는 거고 안되면 안 되는 거지 뭐 하고 그냥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껐거든요? 근데 한 30분 정도 후에 알람이 와서 보니까 예약 확인 메일이 왔더라구요. 

Blah, blah blah~ 뒤에는 예약 확인 내용이 주르륵 적혀있어서 크롭했습니다.

날짜 보이시나요? 12월 20일에 예약했습니다. 그 후론 두 달 후에 떠날 여행을 생각하며 행복하기만 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악화되자 상해를 경유해서 이탈리아로 가는 동방항공은 도저히 무서워서 못 타겠더라고요. 남방항공의 우한 경유 비행기면 아예 취소가 되어버려서 전액 환불이라는데 상해 경유 비행기는 정상적으로 운행은 한다니까 그때부터 고민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전액 환불 안되더라도 가는 게 맞나, 아닌가에 대해서요. 

이틀 정도 고민하다가 중국을 경유해서 가는거 자체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비행기 표를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그 때였을거예요.. 트레블투비 환불을 찾아보기 시작한 게.... 전 아무것도 몰랐어요 그때까지도...... 트레블 투비는 환불 후기는 거의 다 환불 수난기에 가깝더라고요.

트레블투비 홈페이지 https://kr.travel2be.com/

 

1.  고객 서비스란의 요청사항에서 취소하기 버튼을 누르고 예약 코드를 넣었더니 관련 내용을 적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얌전하게 적었어요.

그런데 아무 반응이 없네여.. 그래서 온갖 카테고리에 글을 다 적기 시작했습니다. 전자항공권/결제/수정/비자발적변경 등등 다 적었던 거 같아요.

Please, urgent... 난리났어요

이 메일들은 제가 트레블투비 홈페이지에 글을 쓰면 그거 확인용인지 그대로 메일이 저한테 돌아오더라구요.

 

2. 홈페이지 오른쪽 아래에 보면 '도움이 필요하세요?'라는 편지 그림이 하나 있죠? 그걸 누르면 상담 가능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하루 종일 눌렀는데 사람들이 다 나를 속이는 건지.. 나만 바보인 건지 상담 가능한 활성화된 창이 뜨질 않았습니다. 버튼을 클릭하면 '자리를 비운 상태' 라거나, '현재 자리를 비운 상태이나 메시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라고는 뜨는데 뭐 글을 쓸 수가 있어야죠. ㅋㅋㅋㅋㅋ 도대체 어쩌라고 싶은 시간이 흐르고.. 

 

3. 손을 동동 구르며 일단 유랑 카페에서 관련 정보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거기엔 트레블투비 정보가 많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생각한 것이 중국 여행 관련 카페였어요. 중국 여행 카페면 중국 항공 비행기 관련된 정보가 많을 것 같아서요. ㅋㅋㅋㅋ 네이버 카페 '투어 차이나'라는 곳에서 저와 비슷한 분을 발견해서 너무 기뻤습니다. 그분을 댓글로 붙잡고 물어보기 시작했어요.

이 친절하신 분이 알려주신 대로 OTO 국제전화 어플을 받아서 스페인 시간에 맞춰서 전화도 시도해보았습니다. 그런데 전화도 또 엄청 안 받아요 ^^ 기다릴 대로 기다렸는데도 전화 연결이 안 됐지요.

 

4. 이번엔 전화 연결을 하면서 하염없이 고객 서비스란의 메일 픽토그램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현재 자리를 비운 상태이거나~ ' 메시지가 뜨다가 갑자기!!!!!!!! 창이 휙 바뀌는 거예요. 뭔가 다른 장면으로.. 그래서 제가 헛것을 보았나.. 생각을 할 정도였는데 다시 '현재 자리를 비운 상태~~' 메시지가 뜨고.. 아 이거 기다리면 되겠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아예 그거만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스페인 시간에 맞춰서 5시에 open 한다고 하니 4시 40분부터 화면 띄워놓고 쳐다보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갑자기.. 

드디어... 고정된 info 화면..

이런 창이 뜨는 거예요. 첨 봤습니다. 감격.. 감동.. 그때 바로 캡처했어요. 

관련 정보를 입력하고 나니, 

코로나 바이러스 땜에 취소하고 싶어요 내 티켓은 중국을 경유합니다
내가 듣기로 중국 항공사는 취소 수수료가 없다고 들었고, 내 예약 번호는 ~이니까 확인해주세요 / 기다려주세요
100프로 환불이 가능합니다~
last 4 digits on the credit card = 결제했던 신용카드 마지막 4자리
예약 취소 메일을 보내겠습니다. 환불은 항공사에 따라서 지급됩니다.
환불되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대략이라도 알고시퍼효..(질척)
우리가 알 수 없어요~ 

 

5. 이 후로 예약 취소 메일은 바로 왔습니다.

 

6. 그런데 문제는 환불이지요. 환불은 또 감감무소식입니다. ㅎㅎ 그래도 어쨌든 예약은 취소되었다니까 한 시름 놓았습니다. 그래도 환불해달라고 고객센터에 글은 간간히 썼어요~

 

7. 드디어 환급 안내 메일이 왔습니다.

드디어!

이렇게 환급 안내 메일을 받고 또 한 일주일 정도를 기다리니 진짜 신용카드가 취소되었습니다. 100% 환불로요.

 

12월 20일 첫 예약, 1월 말 경 예약 취소 시도, 2월 말 환급 완료, 실제 돈을 받은 건 3월 초.. 이 기나긴 여정..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그 사이에 또 이태리는 가겠다고(중국 경유 아닌 다른 항공사 이용) 다른 항공사 예약까지..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있었던 탓에 코로나 바이러스를 더 미워하게 됐고, 앞으로 다시는 스페인 항공사 트레블투비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던 경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