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새로운 영화의 개봉은 미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때문에 한동안 영화관에 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늘은 영화 '소리꾼'을 보러 코엑스 메가박스에 다녀왔습니다. 아직 미개봉 상태이고 저는 배우 가족 시사회에 다녀왔습니다. 피로 맺어진 진짜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같은 선배의 초대에 지체 없이 달려갔습니다. (누구인지 밝히진 않겠어요) 코로나 시국 속에 오랜만의 영화관 방문이라 긴장했는데 메가박스 측에서인지, 주최측에서인지 세심한 배려에 깜짝 놀랐습니다. 문진표를 상세히 작성하고 두 번의 열체크와 좌석 띄워 앉기 등 갖가지 노력으로 그곳은 마치 코로나 안심존 같았습니다. 물론 영화 감상 내내 마스크도 벗지 않았고요. 영화 시작 전, 출연 배우 인사가 있었습니다.
저는 특히 김동완씨의 출연 소식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왜냐하면 전 근 20년 동안 신화의 팬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출연 배우 중 다른 배우의 초대로 간 것인데 우리 동완 씨를 아주 코앞에서 본 저로썬 이 후기를 남기지 않을 수가 없네요. 모든 배우의 인사말이 끝나고 다른 배우님이 동완 씨를 보고 춤 한번 춰달라고 해주셔서 바로 핸드폰 카메라를 들었습니다. 지체 없이 춤을 추는 동완 씨의 모습이 참 반갑더라고요(하마터면 신화산 외칠 뻔했어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배우 인사는 마무리되었고 영화는 시작됐습니다.
러닝타임은 약 2시간가량. 영화를 감상하는 내내 받았던 느낌은 바로 '신선하다'는 것입니다. 주인공인 이봉근을 중심으로 마치 뮤지컬 영화처럼 음악이 흐르고 그 속에 스토리가 녹아있습니다. 그리고 이 스토리는 크게 두 개의 줄거리가 맥을 잇는데 그 두 개의 맥이 조화를 이루며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우리나라 전래동화? 구전동화인 심청전을 중심으로 하는 스토리 하나와 소리꾼과 그의 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스토리가 맞닿습니다.
스토리의 탄탄함과 맞물려 흐르는 음악들은 깊은 감동을 줍니다. 성악 전공자인 저는 사실 우리나라 전통 음악에는 큰 관심이 없었습니다. 개인적인 편견이지만 판소리는 뭔가 목을 째서 나는 고통 속에서 나는 소리인 것만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영화를 감상하고 난 후,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한국인의 정서인 한(恨)이 녹아있는 음악을 접하니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가사에서도 그렇고 선율에서도 느껴지는 구슬픈 정서가 제게 그대로 와 닿았습니다. 이건 아마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일 겁니다. 주인공인 이봉근이 창을 할 때, 또 그 작은 아이가 절절한 마음을 가지고 부르는 노래에서 느껴지는 것들. 저는 요즘 '음악적 권태기'라고 할 수 있는 시간을 지나고 있는데 '아, 음악이란 이런 거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개인적으로는 참 좋았네요. 몰입도 잘 되었고요.
같이 관람한 사람들 중에는 배우들 조합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저는 그냥 다른거 다 떠나서 '소리'가 주는 감동과 잔잔한 따뜻함이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이 영화는 지극히 단순한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각 인물들 속에 녹아있는 감정들은 참으로 격정적입니다. 2시간 내내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왔네요. 오래간만에 괜찮은 한국 영화를 본 것 같아 감독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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