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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첫 소절부터 가슴이 저며오는 슈만의 '시인의 사랑'

성악을 전공한 필자는 앞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클래식 곡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주로 첫 소절만으로도 마음에 확 와닿는 곡들 위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소개할 곡은 슈만의 '시인의 사랑' 중에서 첫 번째 곡인 '아름다운 오월에'입니다. 우연한 계기로 아주 오랜만에 들은 이 곡의 전주가 흘러 나오자마자 뭔가 울컥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아름다운 가사 때문일까요, 아름다운 멜로디 덕분일까요. 

이 곡을 가장 잘 불렀다는 평을 받는 F. Wunderlich(분덜리히)의 음성으로 감상하시죠.

 

1. 가곡의 특징

요즘 만들어지는 대중가요는 멜로디를 먼저 만들어 놓고 거기에 가사를 붙인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전적인 성악곡은 그 순서가 다릅니다. 시인이 만들어 놓은 시에, 작곡가가 멜로디를 붙이는 방법으로 곡을 만들었죠. 그래서 가곡에서의 가사의 역할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사에 따라서 곡의 템포나 분위기가 달라지죠. 이 곡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Im wunderschönen Monat Mai

(In May, the magic month of May)

Als alle Knospen sprangen,

(When all the buds were springing) 

Da ist in meinem Herzen

(Into my heart the burning) 

Die Liebe aufgegangen.

(Bright arrow of love came winging) 

Im wunderschönen Monat Mai,

(In May, the magic month of May) 

Als alle Vögel sangen,

(When all the birds were singing) 

Da hab' ich ihr gestanden

(I told her of my yearning) 

Mein Sehnen und Verlangen.

(My longing and heart-wringing) 

5월, 마법과 같은 5월에

모든 새싹들이 싹을 틔운 그 때에, 

나의 마음 속에는 불꽃이 일었고,

사랑의 밝은 화살이 날아왔습니다.

5월 마법과 같은 5월에, 

모든 새가 노래하는 그 때에, 

나의 갈망과 마음을 사로잡는 것과

그리고 나의 열망에 대해서 그녀에게 이야기합니다.

(의역)

 

2. 시인 하이네 

시가 아주 아름답죠? 이 아름다운 시는 시인 하이네의 작품입니다. 하이네 (H. Heine)는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슈만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슈만이 하이네의 시를 읽고 지은 곡들이 수없이 많은데요, 이 곡 또한 하이네의 [노래의 책] 가운데 '서정적 간주곡' 부분에 음악을 붙여서 작품을 완성한 것이었습니다. 하이네가 지은 시 또한, 그의 개인적 경험이 투영되었는데요, 하이네의 사촌동생이었던 아멜리아와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애틋함을 시로 만든 것입니다.

 

3. 작곡가 슈만

슈만은 하이네의 시를 읽고 꼭 자신의 상황과 참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슈만 또한 어려운 사랑을 했었기 때문입니다. 작품 속에서 자아를 투영하는 것에 일가견이 있었던 슈만은 이 시를 읽고 큰 감동이 일었겠죠. 하이네의 시와 슈만의 멜로디가 합쳐져서 탄생한 이 곡은 낭만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4. 걸작의 탄생

하이네의 시와 슈만의 멜로디가 합쳐져서 탄생한 이 곡은 낭만적이며 비극적입니다. 단순히 이 시만 읽어서는 왜 비극적인지 이해가 안되실 수도 있어요. 사실 이 곡은 1분 30초 정도의 짧은 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총 16곡의 곡이 합쳐져서 장장 30분정도의 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1곡에서 부터 6곡까지는 사랑의 시작을 노래합니다. 제7곡~14곡은 실연의 아픔에 대해서, 그리고 마지막에 해당하는 15곡과 16곡은 지나간 청춘에 대한 허망함과 잃어버린 사랑의 고통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5. 곡의 특징

오늘 제가 포스팅하는 이 곡은, 16개의 노래 중에서 제일 첫 번째 곡입니다. 슈만이 갈망하는 사랑의 움직임, 사랑의 속삭임이 낭만적인 곡이죠. 아직 5월이 되진 않았지만,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5월의 햇살과 막 피어오르는 사랑을 노래하기에 이 노래가 더욱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아차, 노래의 처음은 너무 좋은데 마지막 끝 맺음이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어요. 이 곡은 여러개의 노래가 연속해서 진행되는 '연가곡'으로 16개의 전 곡을 감상하신다면 끊김없이 이어지는 음악의 향연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시인의 사랑' 전곡입니다.